일부 요양병원들이 에이즈 환자의 입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IV/AIDS 감염인연합회와 인권운동사랑방 등 10여개 시민단체는 17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요양병원에서 에이즈환자에 대한 입원을 거부하고 있는데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진정서 제출에 앞서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위탁으로 에이즈환자 장기요양사업을 수행하던 병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 지난 1월 위탁을 해지한 이후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지자체는 요양병원을 찾는 몫을 환자와 가족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이들은 "23개 공공요양병원과 5개 민간요양병원에 장기요양이 필요한 에이즈환자들의 입원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결과 모두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19개 병원은 전화통화 단계에서 이미 거부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9개 병원은 종합병원에서 발급한 소견서를 확인하긴 했지만 결국 같은 이유로 입원을 거부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병원에서조차 에이즈환자에 대한 낙인이 보편적이라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개별 환자가 감수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